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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연으로 돌아가자.
 


곤 원형리 빈마지정( 坤 元 亨 利 牝馬之貞 )


인간이 마지막 생을 다하는 시간에는 죽음을 앞둔 암말의 모습과 같아야한다. 우리가 점유하는 공간에서의 마지막의 현상이 암말의 마지막 모습과 같을 것이다.


주역에서 공간의 마지막 모습, 우주가 멸할 때와 인간이 마지막 생명을 다하고 공간을 벗어날 때를 암말의 죽는 모습에 비유하였다. 그리고 그렇게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가르쳤다. 과연 우리는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는지를 나에게 아니 우리 모두에게 묻고 싶다. 암말은 죽음이 가까이 오면 마치 죽을 날을 아는 것처럼 아무것도 먹지 않고 신음 소리도 내지 않는다. 그리고 조용히 자신의 육신을 버리고 떠난다.


중풍.

나는 처음 역학계에 입문하여 처음 선배이며 나를 가르쳐준 스승님이 있었다. 직접적으로 가르쳐 준 것은 없어도 책의 종류, 명리학을 배우는 자세 등을 서로 토론하였고 만나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러던 중 선생님께서 이박삼일의 산신기도를 가자고 했다. 우린 날을 받고 선생님이외에 한명이 더 참여 하여 세 사람이 부산 근교 물금에 있는 오봉산으로 향했다.


부산역에서 완행기차를 타고 물금역에 내렸다. 그리고 산에 가기 전에 중국집에서 식사를 시켰다. 두 사람은 짜장면을 시키기에 나는 곱빼기를 주문했다. 그때 선배님께서 나를 보시더니 빙그레 웃었다. 나는 그 이유를 모르는 체 식사를 마쳤다. 같이 온 한분이 물금동래에 누굴 만나고  오겠다고 하여 우린 강가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선배님께서


『초아! 우리 세 사람이 산신에게 돼지고길 바치는 꿈을 어제 저녁에 꾸었다네. 그런데 내가 가지고 있는 돼지고기는 상해서 바치지 못했고 또 한사람도 나와 같았는데 마지막 한사람의 고기가 상하지 안 해서 산신께 바치는 꿈을 꾸고는 우리 세 사람 중에 한사람이 성취 할 것인데 하면서 살피는 중 자네가 꼽배기 짜장면을 시킬 때 나는 자네가 성공할 것을 알았다네. 전에도 이것이 “격물취지”라네』


나는 별로 싫지는 아니 했다. 우리는 용궁사라는 절에 여장을 풀고 오봉산 중턱에 있는 동굴에 서 이박 삼일을 지낼 준비를 하였다. 모두들 바닥에 집을 많이 깔고 위에다 비닐을 그 위에 담요를 디 집어 쉬웠다. 나는 그들의 하는 것과 같이 해 놓고 벌렁 들어 누워 잠을 잤다. 사실 나는 이박 삼일동안 기도는 안했고 주로 잠만 잤다. 자다가 일어나보면 두 분은 향을 피워놓고 “산왕대신, 산왕대신”하는 경문을 읽고 있었다.


왜 그런지 나는  엄청 잠이 왔다. 이틀 동안 약 사십 시간 이상 잔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날 이상한 꿈을 꾸었다. 어떤 백 살이 넘은 할머니가 나를 찾아와서 『 자네 내 사주 한 번 봐주게! 』하는 것이다. 나는 다짜고짜 『할머니! 할아버지가 바람을 피워서 못 살겠지요』하고 대답을 하였다. 그리고 가만히 살펴보니 백 살이 넘은 할머니다. 할머니가 백 살이 넘었으면 할아버지는 하는 미안한 생각으로 할머니를 보니

『자네 정말 잘 보네. 그런데 내가 한수 가르쳐주지. 비구승은 신해(辛亥)를 용신으로 하고, 대처승은 계유(癸酉)를 용신으로 하면 잘 보일 것이네.』

그런 이상한 꿈을 꾸었다. 그래서 그 꿈을 같이 간 도반들에게 물어보아도 다들 모르겠다고 한다.


그 이후 우리는 더욱 친해져서 같은 식구 같았다. 매일 역학을 논하고 같이 공부했다. 어느 날 선배님께서 작은 봉지를 하나 보여 주셨다.

『초아! 이게 뭔 질 아느냐! 이것이 청산가루라네 내가 혹시 중풍이라도 와서 사람구실 못할 때 식구들을 위해서 준비해 놓은 것이라네.』

즉 죽을 준비라고 하였다. 나는 무어라 말씀을 올리지 못했다. 좋다고, 아니 맞지 않다는 둘 중 한 말씀도 드리지 못하고 우물우물 넘어갔다. 


세월이 흘러 몇 년을 지냈다. 갑자기 산배님이 살이 찌기 시작했다. 얼굴에 혈색도 좋고 역학을 하여 손님도 꽤 많이 보고해서 신수가 훤하다. 가면 돼지고기 수육에 소주를 즐겨 마셨다. 나는 가면 종 종 얻어먹으니 미안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사모님께서 급한 전화가 왔다. 선배님이 쓸어 지셔서 대학병원 응급실에 계신다 했다. 나는 한 걸음으로 달려갔다. 오른쪽 수족이 마비되어 누워 계셨다. 중풍이 온 것이다. 나는 그 진 매일 찾아뵈었다.


몸은 쓰진 못해도 정신은 돌아 왔다. 약 일개월정도 지났을 때 병원 문 근처에서 선배님이 부인께 살려 달라고 애원이다. 너무 처절할 정도의 말씀이다. 나는 눈에서 뜨거움을 샘솟았다. 그날을 병원을 들리지 않고 걸어서 집으로 향했다. 선배님의 청산가루의 약속은 잊어버린 것 같았다. 어찌하든 살아야 한다는 일념뿐인 그를 생각하면서 나는 걷고 또 걸었다.


나 역시 내자가 큰 병이 와서 큰 병원에 자주 갔다. 온통 한자뿐이다. 정말 살아 있는 지옥 같았다. 난 그들을 보며 나도 선배와 같을 가?  정말 빈마지정의 길을 걷지 못하고 살려 달라고 허둥거릴 것인가를  내 자신에 물어 보며 한없이 생각의 골짜기를 해매고 있는 것이다.











곤(坤) - 땅, 대지, 음, 본 역자는 공간으로 해석함. 빈마(牝馬) - 암 말.  빈마지정(牝馬之貞) - 암말의 죽음. 암말의 멸극의 시절에 임하는 모든 것.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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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암님의 댓글

정암 작성일

초아선생님의 말씀처럼 정의 시절에는 정리와 비움의 시간이 되어야 하겠지요. 하지만 많은 이들은 오히려 정의 시절에 탐욕이 더욱 높아져 많은 것을 허물고 가는 것 같습니다.

논어에서 '늙어서는 혈기가 이미 쇠하므로 탐욕이 끊없이 생기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혈기가 쇠하면 욕심이 끊없이 생기나 봅니다. 그만큼 만들어 나갈 자신이 없으니 지키고 싶은 마음이 강해져서 인가 봅니다.

또한 주역의 물러남의 지혜 '둔'에서 '물러남의 의지가 황소의 가죽과 같이 굳세니 아무도 그를 막지 못한다.' 라는 구절을 보며 물러남이 얼마나 어려운 것이며 굳센 결의가 필요한 것인지 한번 더 느낍니다.

특히 멈춤의 도인 '간'은 개인적으로도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욕심이 불타오를때 그것을 멈출수 있는 도, 바로 우리가 정의 시절에 준비해야 하는 마음가짐이 아닌가 합니다. 노란불이 올때 본인도 모르게 브레이크에 발이 올라가 있는 저절로 멈춤의 도를 터득할려면 많은 준비를 하여야 하겠지요. 선생님의 말씀처럼 저절로 멈춰지고 저절로 나아가는 경지를 가보고 싶습니다.

죽음, 물러남, 비움, 멈춤 모두 어려운 것 같습니다.그래서 우리는 화려한 마감을 위하여 많은 준비를 하여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야 정의 시절이 오면 순한 암말처럼 마감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겠지요. 나는 과연 정의 시절에 아름다운 암말이 될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 순한 말의 촉촉한 큰 눈망울을 떠 올려 봅니다.

선배님이 어떻게 되셨는지 궁금하네요. 분명 선배님의 마음은 초아선생님께서 가장 많이 이해를 하시겠지요. 그 선배님의 마음도 그리고 초아선생님의 마음도 마치 전해져 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의 마음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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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서대원님의 댓글

초아 서대원 작성일

정암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우린 많이 부족합니다. 주역은 많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우리에게 가르쳐주기는 하지만 능력이 부족하여 잘 전해주지 못하는 것이 나의 흠입니다.

선배님은 자신이 세상을 얼마 못살 것을 예견이나 한것 같이 3개월이 못되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가 죽음앞에서도 넉넉하고 당당했으면 더욱 향기로운 교훈을 우리에게 남겼을 것인데 하면서 나는 자주 선배님을 그립니다.

정암께서도 한번 쯤 貞의 시절을 사고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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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효님의 댓글

지효 작성일

안녕하세요. 초아선생님
인사도 변변히 드리지 못하고 부랴부랴 올라왔습니다.
따뜻히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낯을 좀 가리는 편이라 어려운 자리일꺼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의 따뜻함에 오랜기간 모셔온 스승님을 만나뵌듯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 지어주신 아호 地曉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빈마지정 사자성어를 들어는 봤었는데 이런 뜻이었는지는 몰랐습니다. 새삼 깊은 곳을 드려다 보게 되었습니다.

선생님 항상 건승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건강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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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신검님의 댓글

천일신검 작성일

"비구승은 신해(辛亥)를 용신으로 하고, 대처승은 계유(癸酉)를 용신으로 하면 잘 보일 것이네."

이 말이 무슨 의미일까 어제부터 쭉 생각해 보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첫째, 비구승과 대처승의 의미인데, 정(正)격과 파(破)격 또는 청(淸)격과 탁(濁)격이 아닐까 합니다.

둘째, 辛亥와 癸酉의 의미인데, 재미있는 것은 네 글자가 실질적으로는 두 글자로 압축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즉, 천간의 辛은 지지의 酉로 또 천간의 癸는 지지의 亥로 말입니다(60갑자에 壬亥는 없기 때문에 癸亥가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부족한 제 생각을 말씀드려 보면, 辛과 酉는 계절로는 가을에 해당하는데 "결실"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亥는 "모으는" 작용에 癸는 "퍼져 있는" 모양과 관계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비구승은 사주의 모양이 제대로 갖춰져 있으니 그 모양이 제대로 유지되는 것에 주안점을 두어야 하며, 대처승은  이리저리 흩어져 있으니 그 모양이 제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촛점을 두어야 하지 않나고 감히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 보니 기존의 명리학설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생각을 듣고 싶어 이렇게 글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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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서대원님의 댓글

초아 서대원 작성일

지효선생!
서울에 잘 가셨다니 다행입니다.
우리가 처음 만남이였음에도 거리낌없는 대화를 할 수 있는것은 서로의 정신세계가 교감할수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효선생!
글을 잘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자신의 컨텐츠를 개발하셔야 작가로써 성공할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그대에게 주어진 제일 큰 화두 입니다.

이렇게 호를 쓰시면 더욱 자신의 세상이 넓어짐을 스스로 느낄 것이고 그대의 성공의 좋은 밑 거름이 될 것 입니다.
언젠가 다시 부산에 오시면 그때 다시 만나면 더많은 애길 합시다.  -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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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아 서대원님의 댓글

초아 서대원 작성일

"나의 얼굴 모르는 친구 천일신검님"
나는 그 기도 후 꿈을 아무리 해석하려해도 해몽이 안되었습니다. 그래서 내스스로 꿈은 꿈이다 하고 별 생각없이 몇달을 지냈습니다. 어느날 아침 하도 피곤하여 잠깐 눈을 붙혔는데 꿈속에 아버지가 나타나서 "애야 오는 절에가는 날인데 왜 안가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달력을 보니 계유(癸酉)일 이였습니다. 그 순간 그 꿈의 해몽이 머리에 떠 올랐으니

    "계유일은 비구승과 같이 일상을 행하고, 신해일은 대처와 같이 하라는 뜻이였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꿈의 지시데로 한번도 행하지 못했습니다. 해보려 해도 그날에는 다른 급한 일이생겨 미루다 지금까지에 이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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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신검님의 댓글

천일신검 작성일

사주에 대한 얘기로만 생각했었는데 또 다른 뜻이 있었군요. 꿈 해몽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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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님의 댓글

베트남 작성일

어느 누구도 자신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조절하거나 변경할 수 없고 예비할 수 없어도 죽는 것은 어느 정도 예비할 수 있지요. 흔히 유명한 사람들이 "박수칠 때 떠나야한다"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정말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다. 자기의 마지막을 묵묵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 천지의 시간, 자신의 시간 두가지가 별개의 것이 아니라 대우주에 속한 소우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소의 꼬리를 잡은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지요? 두서없는 생각을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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